한겨례신문 2008-7-14  (연합통신)

순결을 속이고 한 결혼은 무효라는 프랑스 법원의 판결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이슬람 여성들 사이에서 처녀막 복원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타임은 프랑스 북부 릴 지방법원의 판결이 나중에 법무부의 항소로 번복돼 혼전에 처녀막을 잃은 신부들이 분노한 남편들에 의해 사기 혐의로 법정에 끌려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순결에 대한 문화적 압박은 많은 여성들을 병원으로 향하게 할 정도로 충분히 강력하다고 전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처녀막 복원 수술을 받는 여성의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의사들은 처녀막 복원 수술이 갈수록 일반화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혼전 성교나 격렬한 운동 과정에서 처녀막이 파손된 여성들이 결혼 과정에서 남편이나 가족들로부터 받을 가능성이 있는 수모나 이혼요구, 심지어 폭력을 미리 막기 위한 것이지만 숫처녀이든 복원 수술을 받은 여성이든 처녀막이 파열될 때 순결의 징표인 출혈이 발생하지 않는 여성도 30-40%나 된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처녀막 복원 수술의 성행이 전통에 뿌리를 둔 공동체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동시에 처녀성의 소유로 상징되는 남성들의 계속된 억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프랑스 직장내의 이슬람 문제를 다룬 '알라, 사장님, 그리고 나'라는 책을 쓴 두니어 부자는 "프랑스 이슬람 여성들은 성적인 것을 포함해 갈수록 남성들이 강제하려는 통제와 압력에 맞서 현대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지만 구습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느끼는 단 한번은 이슬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법원도 인정하지 않는, 순전히 마초적(남성우월주의적) 전통인 혼인시의 처녀성 요구"라고 평가했다.

인종적으로 다양한 주민이 살고 있는 프랑스 외곽 로베르 발랑제 병원의 스테판 생 레제 소아여성과장은 젊은 층에서는 이슬람과 비이슬람 여성간의 사회적, 성적 차이가 줄어들고 있고 늦게 결혼하려는 경향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생 레제 과장은 그러나 이같은 만혼 경향 때문에 결혼 때까지 처녀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작아진다면서 처녀성을 잃은 여성들이 결혼을 앞두고 겪는 압박이 그들의 심리적, 신체적 행복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때로는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처녀막 복원 수술에 동의하기도 한다고 실토했다.

그는 또 "이것은 전통적인 사람들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불필요한 의료행위에 몸을 맡기는 젊은 이슬람 여성들을 상징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가슴, 코, 입술, 심지어 얼굴 전체를 뜯어 고치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에 몸을 맡기는 여성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Posted by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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