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종말시계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은이) | 박산호 (옮긴이) | 시공사 | 2010-02-22


환경문제 또는 음모론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석유문제에 접근한 책이다. 기존 석유 문제를 다룬 논점들이 미래학자,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제시되며 암울한 환경문제 또는 음모론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토목기사 경력을 지닌 경제기자의 시각과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서 찾아낸 문제와 해법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저자 크리스토퍼 스타이너는 공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답게 화학, 건축, 토목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일상이 석유 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가격상승에 의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양어장의 수산업 종사자와 항공업 관계자, 지하철 토목 전문가와 철도 경영자까지 다양한 취재를 통해 석유가 걸프 만 지역의 사막에 묻혀 있는 찐득한 검은 액체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임을 생생히 보여준다.

추천사 / 석유가 사라진 이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
프롤로그 /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세상
4달러의 전주곡 / 유가가 지배하는 인간의 삶

1갤런당 6달러 / 멈춰 선 SUV의 무덤
1갤런당 8달러 / 사라진 항공기, 텅 빈 하늘
1갤런당 10달러 / 자동차의 개념이 뒤바뀌다
1갤런당 12달러 / 교외 지역을 탈출하다
1갤런당 14달러 / 작은 마을의 반란, 월마트의 굴욕
1갤런당 16달러 / 초밥의 종말
1갤런당 18달러 / 철도의 르네상스
1갤런당 20달러 / 에너지의 미래
에필로그 - 21세기의 어느 날, 뉴욕 브룩클린

향후 12년 내에 세계 인구는 10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지만 중산층은 전보다 10억 8천 명이 더 늘어나고, 중국에만 새로 6억 명이 중산층으로 진입할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중산층은 지금보다 30퍼센트 증가해서 2020년까지 지구상의 전체 인구의 52퍼센트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2025년에 중국의 중산층은 세계에서 가장 큰 중산층 집단이 될 것이며, 인도의 중산층은 지금보다 10배가 더 늘어날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보라. 미국은 현재 인구 1,000명당 750대의 차가 있다. 반면 중국에는 1,000명당 4대의 차가 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이 보유한 차의 절반만 가진다고 해도 휘발유로 달리는 차들이 도로에 추가로 4억대가 올라와야 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보유 차량의 숫자로만 볼 때 미국만한 나라 두 개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 <4달러의 전주곡> 중에서 - 알라딘
많은 항공사들이 유가 4달러 시대에 이익을 내던 반면 미국의 모든 대형 항공사들은 손해를 봤다. 외국 항공사들은 미국 항공사들보다는 고국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다. 미 항공사들처럼 국내 시장을 놓고 대여섯 개의 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300달러를 받고 승객들을 발티모어와 달라스 같은 장소에 실어 나르느라 막대한 돈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미 항공사들에 비해 외국 항공사들의 사업 비중은 국제 항공편이 더 높아 따라서 수익성이 더 좋다.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은 컨티넨탈, 에어 프랑스, 브리티시 에어웨이, 루프트한자와 같은 외국 항공사들이 대서양 횡단 시장을 차지하면서 자국의 국영 항공사들을 잃게 될 것이다. 환태평양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대한항공, 차이나 이스턴, 아시아나, 타이항공 모두 사라질 것이다.
유가 8달러 시대가 지속되면 미국에서 유럽까지의 일반석 가격이, 그것도 그나마 저렴한 편이 2,000달러가 될 것이다. 가족을 데리고 대서양을 횡단해서 파리나 런던이나 로마 같은 곳에 짧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심지어 중상층이라고 해도 선뜻 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 1갤런당 8달러 <사라진 항공기, 텅 빈 하늘> 중에서 - 알라딘
UPS는 2005년 연료비로 21억 달러를 지출했다. 2008년에는 그 연료비가 두 배로 늘었다. 유가가 10달러로 오른다고 해서 UPS가 현재의 사업 모델을 포기할 수는 없다. 따라서 UPS는 경쟁자인 페덱스와 미 우체국이 그렇게 하듯이 유가가 올라가면 요금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UPS처럼 현명하게 경영하는 회사들은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휘둘려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법이다. 이런 회사들은 변화를 철저히 파악해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곳에서까지 비용을 절감하는 법을 찾아낸다. UPS는 2007년 지도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배달 기사의 루트에서 좌회전을 해야 할 루트를 모두 없애고 다른 루트를 이용하도록 해 2850만 마일의 주행거리와 300만 갤런의 휘발유를 절약했다. UPS는 첨단기술을 이용해서 휘발유 부족이라는 심각한 타격을 완화시키고 경제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시점에 이르면 석유 사용을 중단할 준비가 될 것이다. UPS는 미국보다 휘발유 값이 3배나 높은 유럽 주요 도시에서 많은 전기 트럭을 시험적으로 운행하고 있는데, 현재 런던 중심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런던 중심부에 진입하는 차량은 통행료로 16달러를 내야 하지만 대체 에너지를 쓰게 유도하려는 영국 정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기 트럭에는 이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게다가 휘발유에 들어가는 비용을 없애서 런던에서 전기 트럭 사용은 재정적으로 이득을 보기 시작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UPS가 런던에서 전기 트럭을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가가 6달러대, 8달러대로 들어가면 우리는 회사의 전 차량을 검사해서 휘발유를 쓰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조속히 시행할 겁니다.”
- 1갤런당 10달러 <자동차의 개념이 뒤바뀌다> 중에서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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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  노동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 | 원제 The Managed Heart: Commercialization of Human Feeling | 이매진 컨텍스트 23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은이) | 이가람 (옮긴이) | 이매진 | 2009-12-18


감정노동과 감정노동사회에 관한 최초의 심층 보고서 . 낯선 이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바로 ‘감정노동자’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배우가 연기를 하듯 원래 감정을 숨긴 채 직업상 다른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감정노동이라는 개인적 행위와 사회적인 감정 법칙, 사적 생활과 공적 생활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교환 행위로 구성된 감정노동 체계를 통해 감정노동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또한 감정노동이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많이 부과된다는 사실도 분석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 항공의 임원과 승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했다. 여기에 노동조합 관계자, 성 문제 치료 전문가, 연수센터 강사 등 다양한 관련자들과 다양한 직업에서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난 결과까지 모두 모아 이 책을 썼다. 1983년 초판이 나온 뒤 지금까지 감정노동과 관련된 논의를 이끌어온 이 책은, 감정이 지니는 심리적 측면과 그런 감정이 시장에 상품으로 등장하게 된 사회적 흐름을 살펴보고, ‘감정노동’을 최초로 개념화했다. 이 책이 출간되면서 ‘감정노동자’, ‘감정 관리’, ‘감정 체계’, ‘감정 프롤레타리아트’ 등 여러 신조어가 탄생했으며, 미국사회학회에서는 감정사회학 분과를 만들기도 했다.

시장과 기업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감정’이 매우 미묘한 문제인 만큼, 저자는 감정노동자와 그 결과물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감정 그 자체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기업과 조직의 원리에 따라 관리되고 상품화된 감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노동자는 감정을 파는 대신 죽음을 사고 있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감정노동자이자 감정노동의 소비자로서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07 앞면과 뒷면 사이 ― 직업과 감정노동 177
추심원 178 | 직업과 감정노동 189 | 사회 계층과 감정노동 197 | 가족 ? 변형을 위한 훈련 장소 200
08 젠더, 지위 그리고 감정 207
감정 관리자, 여성 209 | 일터의 여성 217 | 일터의 지위 보호막 221 | 성적 정체성에서 소외되기 229
09 진정성 찾기 234
감정노동의 인간적 비용 235 | 문화의 대응 239 | 거짓 자아 244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 증보판 후기 251

부록
A. 감정 모델 ― 다윈에서 고프만까지 263
B. 감정에 이름 붙이기 288
C. 직업과 감정노동 298
D. 지위형 통제 체계와 인격형 통제 체계 304

옮긴이의 글 305
주 309
참고문헌 329
찾아보기 357

 
저자 : 알리 러셀 혹실드
  • 최근작 :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 총 6종 (모두보기)
  • 소개 :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의 사회학과 교수다. 여성 노동과 사회 문제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과 책을 썼다. 《감정노동The Managed Heart》(1983),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The Second Shift》(1989), 《시간의 구속The Time Bind》(1997)은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와 《시간의 구속》은, ‘일과 가사의 균형’이라는 쟁점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를 논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문제작이다. 이 책 《감정노동》은 이런 연구들의 밑바탕이 된 혹실드의 주저로서, 출간 뒤 20년 넘게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혹실드는 그 밖에 《뜻밖의 공동체The Unexpected Community》(1973), 《사적인 삶의 상품화The Commercialization of Intimate Life》(2003)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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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 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 | 원제 Regulating Aversion:Tolerance in the age of Identity and Empire | 카이로스 총서 16
웬디 브라운 (지은이) | 이승철 (옮긴이) | 갈무리 | 2010-02-22


국내 최초로 출간되는 본격적인 똘레랑스 비판서. 언제부터 우리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의 원인을, 불평등과 부정의가 아닌 “불관용”에서 찾게 된 것일까? 언제부터 우리는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회적 변화나 평등이 아닌 개인과 권력의 관용을 호소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일까? 웬디 브라운의 <관용:다문화 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정치이론가 중 한 명인 저자는, 우리 시대의 윤리적 이상이자 선으로 칭송받는 관용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고, 최근 20여 년 간 전 세계적으로 부흥한 관용 담론이 생산하는 탈정치적 효과에 대해 상세히 파헤친다.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1장 관용:탈정치화 담론 017
관용:권력의 담론, 통치성의 실천|관용과 탈정치화 혹은 탈정치화로서의 관용

2장 관용:권력의 담론 057
계보학|관용의 대상들:믿음, 진리, 정체성

3장 관용:대리보충―“유대인 문제”와 “여성 문제” 091
유대인|여성|평등과 관용

4장 관용:통치성―보편주의의 쇠퇴, 국가 정당성, 국가 폭력 135
동성 결혼|이슬람 관용하기

5장 관용:박물관의 전시물―<시몬 비젠탈 관용박물관> 179
<관용박물관>의 역사|<관용박물관> 관람기|탈정치화로서의 관용, 관용의 탈정치화

6장 관용의 주체들:문명인 ‘우리’와 야만인 ‘그들’ 243
프로이트|자유주의와 그 타자

7장 관용:문명 담론 283
문명 담론|관용 교육|관용을 베풀기/관용을 철회하기|
관용과 자본 그리고 자유주의적 제국주의


옮긴이 후기 329
찾아보기 341

한국어판 저자 서문
<관용: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이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다니 무척 기쁘다. 이 책은 주로 유럽과 북미에서의 관용 담론의 부흥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아마 한국 독자들의 관심도 끌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의 목적은 관용의 실천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데 있지 않다. 대신에 이 책은 관용 담론이, 좀 더 실질적인 권력의 산물로 이해되어야 하는 각종 불평등과 갈등을 어떻게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관리하는지, 또한 이슬람 주민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적대 행위와 중동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착취를 어떻게 정당화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비록 이 책의 내용이 유럽-북미 지역에 한정되어 있지만, 관용이 헤게모니 언어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 책의 분석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대부분은, 관용을 악랄한 방식으로 활용한 조지 W. 부시의 재임기에 쓰여졌다. 하지만 이 책의 일반적인 주장은, 지난 세기 후반에 일어난 관용 담론의 부흥이라는, 좀 더 장기적이고 광범위하며 정치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닌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이러한 배경 하에 이 책이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좌파와 자유주의자들이 관용을 다양한 갈등과 차별에 적용할 수 있는 정의의 담론으로 차용한 방식과, 그 결과 관용이라는 진정제가 어떻게 권력과 지배에 대한 실질적인 도전을 방해하고, 전치(displace)시켰는지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 보편성의 기치 아래 불평등을 비판했던 맑스주의와 자유주의의 목소리는 점차 잦아들고, 이제 통약 불가능한 사회적 차이―인종적, 종족적, 성적 차이들―를 긍정하는 목소리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부활한 관용 담론의 일차적인 기능은, 이러한 새로운 정치학이 가진 지적·정치적 잠재력을 제약하고 왜곡하는 데 있다. 사회적 차이의 가변적이고 역사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각종 이론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실제 정치적 삶에서 차이는 거의 존재론적 차이의 수준까지 물화(reify)되고 있다. 오늘날 관용이 차이의 윤리적 중개인이자 해결책으로 격상된 것은, 이러한 차이의 물화를 배경으로 한다. (알다시피, 관용 담론은 특정한 차이를 “문제”로 만드는 규범적이고 물질적인 힘의 작동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다.) 따라서 관용에 기반한 다문화주의 담론의 아이러니는, 이 담론이 본질화된 정체성에 문제 제기하기보다는 정체성을 한층 더 자연화하며, 나아가 차이 자체를 적대 행위와 혐오감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본다는 데 있다. 이러한 차이의 자연화와 존재론화에서, 편견을 존중하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는 기술을 뜻하는 정치적 용어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오늘날 관용은 차이를 그저 묵인하면서 이를 향한 적대 행위를 줄이고, 모든 차이를 절대적으로 동등하게 존중하는 동시에, 기존의 지배와 우월성을 안전하게 보존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관용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이 추구하는) “관용의 승리”라는 이름하에 찬양되었고, 이어서 오바마가 자신의 취임식 기도를 동성애에 반대해 온 복음주의 목사와 동성애자 가톨릭 신부에게 동시에 맡긴 것 역시, “관용의 표현”이란 이름으로 옹호되었다. 첫 번째 사례에서 사람들이 관용의 이름으로 흑인의 종속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흑인들은 이 승리를 관용한 백인들의 미국에 다시 종속된다. 두 번째 사례는 편견의 관용과 동성애자를 향한 관용을 동등하게 취급하면서, 시민권에 관한 복잡한 정치적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 사례 모두에서 관용은 불평등, 배제, 갈등을 탈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새 정권과 함께 시작된 이 두 가지 예는, 부시 정권이 물러난 이후에도, 관용 담론이 인종과 이민, 이슬람, 섹슈얼리티, 문화 등과 관련된 각종 논의 속에서 계속해서 활발히 등장할 것임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나의 주된 관심사는 자유주의 정치 담론의 공허한 약속과 정체성의 정치가 직면한 함정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회 속에 존재하는 탈(脫)민주적 힘들에 관한 것이었다. 관용 담론의 부흥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작업의 일부분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사상과 비판이론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역사가 우리 시대의 권력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민주적 미래와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데 새로운 빛을 비춰준다고 믿는다. 또한 나는 자유민주주의와 그것의 원리―대의제와 권리, 형식적 평등과 개인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전부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겠다. 나에게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데모스(demos)의 지배를 말하며, 우리 자신을 통치하는 권력을 공평히 나눠 가진다는, 현실화될 수 없지만 동시에 필수불가결한 이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이상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제어하는 권력을 완전히 투명하게 이해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기에 실현 불가능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자본을 비롯한 소외된 권력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이상이기도 하다.
정치 이론의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 현대의 정치 활동을 조명하면서, 나는 이론과 정치 간에 뚜렷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이론이 곧바로 정치적 행위로 번역될 수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되며, 또한 정치 행위가 섬세한 이론적 비판과 정확히 일치하도록 요구해서도 안 된다. 기껏해야 이론은, 현실 정치가 처한 곤궁을 파헤치고 새로운 가능성을 자극할 수 있을 뿐이다. 예컨대 이 책의 관용 담론 비판은, 현대 자유주의와 서구 제국주의가 가진 몇 가지 특징들을 조망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이 꼭 관용에 대한 정책이나 행동 강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이유로, 현실 정치와 정책이 비판이론의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일러주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현실 정치가 이론적 기획과 직접적으로 뒤섞여서는 안 된다. 정치는 필연적으로 권력과 헤게모니를 향한 투쟁이다. 반면에 이론은 기껏해야 이러한 투쟁을 비판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을 뿐이다. 정치 이론이 우리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이론을 강령적인 것으로 후퇴시킴으로써,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를 권력과 실천을 위한 긴급한 요구에서 떼어 놓음으로써, 이론과 정치가 주는 자극과 그것의 범위를 모두 제한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이론과 정치의 효과가 기입되는 장소가 상이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론과 정치가 가진 각각의 힘이 이러한 탈구(disarticulation)에 기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테고, 결과적으로 이 둘의 관계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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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제  Blink : The Power of Thinking Without Thinking
2. 출판사 : Time Waner
3. Key Phrase

Van Riper, Blue Team, Red Team, Cook County, Herman Miller, Millennium Challenge, New York, New Coke, John Gottman, Pepsi Challenge, United States, Christian Brothers, Wheeler Avenue, Tom Hanks, Persian Gulf, Marine Corps, New Jersey, Bob Golomb, Paul Ekman, Vic Braden, African American, John Bargh, San Francisco, North Vietnamese, Sean Carroll

- 논의가 전개되다가 마는 느낌이 있지만 재밌고 흥미롭다.

- 책 뒤에 실려있는 '저자와의 대화'를 보면,  블링크는 인튜이션과 구분된다.
  후자는 직관적인 감정, 느낌이라면, 전자의  배후에는 그동안의 숙련된 경험과 이성적인 단련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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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괴짜 경제학  / 레빗 & 더브너 / 웅진

마약판매상, KKK단, 범죄율 통계 등 독특한 소재들을 제시하고 그 속에도 놀라운 경제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여준 <괴짜경제학>의 저자 스티븐 레빗이 <슈퍼괴짜경제학>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책 <슈퍼괴짜경제학>에서 저자들은 전작보다 더 노골적인 소재, 더욱 강력해진 논리를 가지고 세상의 풀리지 않는 거대한 난제들에 도전한다.

<괴짜경제학>은 매춘부 라시나와 앨리의 경험담,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들의 보험 가입, 오럴섹스 가격의 변화, 교사들의 IQ가 떨어진 이유, 사람을 죽인 의사들의 잘못된 관행, 38명의 살인 방관자 등 자극적인 소재로 우리가 으레 갖게 마련인 선입견을 보여주고, 그것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밝힌 다음, 소재들 이면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을 보여준다.

전작 <괴짜경제학>에서 '세상은 인센티브로 움직인다'는 주장이 모든 문제를 푸는 만능열쇠였다면, 이번에는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가 새롭게 등장한다. 저자는 이 인센티브-외부효과라는 '창과 방패'로 무장하고 매춘, 테러, 환경오염, 이타성 등 아무도 풀지 못했던 문제들의 실마리를 찾아나간다.

기본의 경제이론은 왜 현실을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하는지, 세상은 왜 항상 의도와 다르게 움직이는지, 상관없어 보였던 것들이 어떻게 문제의 핵심일 수 있는지, 오래된 문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는 사고법과 논리를 제시한다. 출간되자마자 폴 크루그먼, 그레고리 맨큐 등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이면서 '슈퍼괴자경제학 신드롬'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_ 우리의 두 가지 거짓말에 대한 해명

들어가며 _ 괴짜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음주운전과 음주보행,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 인도 여성들을 해방시킨 뜻밖의 물건 | 100년 전 대도시를 괴롭혔던 말의 배설물 문제 | 괴짜경제학이란? |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1장 _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 비용과 가격에 관한 진실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 매춘이라는 비즈니스가 영원한 이유 | 왜 매춘부들은 예전보다 가난해졌을까? | 오럴 섹스의 가격이 싸진 이유는? | 포주와 부동산업자가 하는 일 |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의 공통점 | 그 많던 교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고액연봉 매춘부 앨리

2장 _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 : 행운과 패턴의 위력
출생효과 | 그들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나 | 9/11이 바꾼 것들 | 최신 응급실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이유는? | 훌륭한 의사와 형편없는 의사를 구분하는 법 | 죽음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들 | 테러리스트의 은행 거래 | 가능성의 역이용

3장 _ 38명의 살인 방관자 : 냉담함과 이타주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키티 제노비즈 사건 | TV는 어떻게 범죄를 부추겼나 | 인간이 이타적이라고? 세상에! | 독재자 게임 | 그게 과연 이론적으로도 옳을까? | 실험실의 오류 | 이타주의에 관한 추한 진실 | 냉담한 목격자, 그들의 이야기

4장 _ 죽음을 낳는 병원의 미스터리 : 모든 일에는 값싸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신생아 사망의 미스터리 | 저렴하고 놀라운 해결책 | 안전띠가 가져다준 것들 | 카시트는 과연 안전할까? | 허리케인을 막는 기상천외한 방법

5장 _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 지구를 구하는 외부효과의 마술
지구를 사랑한다면, 캥거루 고기를 먹어라 | 불확실성에 대한 유별난 공포 | 온난화의 핵심, 외부효과 | 화산 폭발이 지구를 구원하리라 | 이산화탄소 논쟁 | 지구 온난화를 막으려는 온갖 방법들 |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 | 차가워져야 보인다 | 외부효과에 주목하라, 원하는 것을 이룰 것이다

나오며 _ 원숭이 경제학자
감사의 글
주석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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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 교과서  ( 휴머니스트, 2008)

  - 단순한 역사의 나열이 아니라,  현재의 여러 사회문제들에 대해서
    책을 읽으며 고민해볼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 그러함에도 청소년을 위한 교재여서 그러한지,  서술에 있어서
     피상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서문에다가 한중일 공동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자 운운하고 있는데
     번역자들이 역사나 사회에 대해서 심도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는 반증인 것 같다.
     그냥 독일과 프랑스에서 현재 자신들의 근대사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하고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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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입의 즐거움  / 칙센트미하이 지음 / 이희재 옮김 

     이책에는  처세술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하게  몰입을 다루지 않는다.
    즉,  이른바 출세와 성공의 사회적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는 방법으로 "몰입"을 다루지 않는다. 
    몰입(flow) 은 인생을 보다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삶의 결실이다. 
 

  
Posted by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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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정보시스템과 지리정보과학

  WILEY / 시그마프레스  
   - Longley, Goodchild, Maguire 외 지금

   * 이 출판사는 외국의 유명 출판사에서 나온 교재들만  번역하는 얄팍한 상술을 가진
   곳이다.

   * 지리정보시스템의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아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GI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Posted by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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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민족론 비판 독특 … 視野 틔워주지만 ‘주장’ 와 닿지 않는다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1, 2』이삼성 지음│한길사│2009
2009년 06월 08일 (월) 14:21:30 강진아 서평위원/ 경북대·사학 editor@kyosu.net

저자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미국과의 동맹이 전략적 선택이 아닌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돼버린 결과, 국가전략을 둘러싼 객관적 논쟁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수천 년을 이웃해 온 주변 국가와 민족은 타자화시켜 버렸다고 비판한다. 이는 19세기 이전까지 한반도의 국가들이 중화질서를 이데올로기로 내재화하면서, 주변 국가와 민족을 타자화하고 국제정세에서 현실주의적 전략적 사고를 못하게 한 것과 유사하다. 그래서 우리의 역사기억마저 왜곡돼버렸다.


1권 제1장에서 3장까지는 이론적 접근이 위주가 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한국사회의 민족론 비판이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 학술계에서 민족이 터부시 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식민지근대화론의 대표자로서 민족을 원초적 야만으로 비판해 온 이영훈 교수를 반비판해 민족 상징성 연구를 근거로 민족 부정 역시 인간의 초역사성을 가정하는 허구적 관념임을 지적했다. 3장에서는 전통시대 동아시아의 중화적 질서를 지배와 종속의 질서가 아닌 ‘형식적 위계와 비공식적 자율성의 질서’로 규정했다. 사실 대등한 국가 간 질서라는 서구의 주권적 질서도 일시적으로 존재했던 하나의 규범에 불과했을 뿐 현실에는 힘의 논리가 지배했다. 반면 중화적 질서는 힘의 불균형을 현실로 인정한 후의 비대칭적 안보레짐이었다.


그러나 한반도 국가들은 중화질서에 대한 이념적 헌신을 체질화함으로써, 지정학적 현실주의의 전략적 인식과 대응을 가로막게 했다. 제4장부터 제7장까지는 전반부의 이론적 문제의식을 고대부터 18세기까지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함께 겪은 국제적 지각 변동을 사례로 통사 형식을 곁들여 검증하고 있다. 4장은 고대사의 쟁점인 단군고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에 대한 각 국 학계 입장을 정리 비판해 고대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제대로 평가해야한다고 주장했고, 고구려 및 발해 등 한반도 역사에서 내륙아시아 정체성은 신라 통일로 퇴장했다고 밝혔다.

제5장 고려시대의 국제관계에서는 거란 및 몽고와의 전쟁에서 이미 중화주의에 입각한 주변 민족에 대한 타자적 시선과 무시가 나타났고, 그러한 태도가 전쟁을 도발한 측면이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나 한국사 연구에서 전쟁 발생 원인과 회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드물고 오로지 항쟁 과정과 전쟁 결과에만 연구가 집중하는 현상, 또 한반도 국가의 외교에 드러나는 무모하거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대단히 관대한 경향을 비판했다. 30년 항몽 항쟁의 허구성을 냉정히 분석하고, 이후 몽고 부마국으로서 고려는 국가와 비국가의 회색지대였다고 평가했다. 6장과 7장은 임란과 호란의 분석인데, 고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중화주의적 대외의식과 행동 패턴이 전쟁을 유발한 중요 변수였다.

저자는 외부 위협에 대한 전략적 무관심과 무방비성을 꼬집는다. 그 중에 한국사에서 조명되지 못한 전쟁송환자에 대한 조선정부와 사회의 가혹 행위나, 효종의 북벌론이 만주에 대한 영토적 환상과 만주에 사는 제 민족들에 대한 중화주의적 타자화의 소산이었다는 지적은 곱씹을만하다. 2권의 제1장과 제2장은 19세기 서양 근대문명을 산업혁명, 정치혁명, 식민주의로 파악하고 최근 동서양 비교사의 성과를 흡수해 중국 및 동아시아의 근대 전환 가능성과 한계를 타진한다. 제3장~7장은 1840~1945년까지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다수 제국주의 국가들의 연합 질서라는 ‘제국주의 카르텔’ 개념을 도입해 7개 시기로 구분하고 각 시대를 서술했다.

제8장~12장은 앞에서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 질서가 등장하는 1840년부터 한일병합의 1910년까지를 말기 조선이라고 명명하고 조선 내정과 국제관계에서의 차이를 근거로 9개  시기로 시대를 구분했다.


독후 감상으로 1권은 역사학자들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리얼리즘이 돋보였던데 비해, 오히려 저자의 주 전공에 가까운 2권은 감동이 덜했다. 왜 그럴까. 1권에는 한국사 서술에 탈각돼 있었던 내재화된 중화주의에 대한 현실주의적 입장에서의 비판과 냉정한 국제정치적 분석이, 저자의 지적대로 ‘기억의 정치’에 몰입돼 있었던 독자들을 일깨운 측면이 적지 않았다. 반면 2권은 일본, 미국의 제국주의성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에 대해서 대단히 관대한 서술을 하고 있다.


2권의 서술양식은 한국의 비판적 지성인에게 흔히 있는 레토릭일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좌파지식인들의 입장과도 공명한다. 1권의 시대에서 동아시아의 패권적 중심은 중국이었지만, 2권은 미국과 일본이 패권주자가 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중국은 지식인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미국 내 보수주의적 학자의 좌파에 대한 비판처럼, “미국이 싫어서 중국”을 곱게 보아서는 곤란하다. 저자의 지적대로 중화주의의 내재화와 마찬가지로, 패권비판을 이데올로기화한다면 마찬가지로 전략적 사고가 불가능하다.


1권과 2권을 통틀어 중화제국은 유목제국이나 미국에 비해 한반도에서 전쟁 유발요인이기보다는 평화 지속요인이었던 것처럼 비춰진다. 사실 1권의 시대는 중화제국 질서 즉 중국의 중심성을 인정하고 들어간 시대였으므로 이를 부정하는 새로운 세력이 나타날 때 한반도가 전화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2권의 시대(19세기) 그리고 앞으로 나올 3권의 시대 20세기와 21세기 동아시아는, 실질적으로는 대단한 국력의 차이가 존재하면서도 형식적으로는 대등한 주권국가의 틀을 유지해야만 하는 시대로 질적으로 1권과 다르다. 따라서 중국이란 행위자의 성격 역시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1권에서 중국위협론에 대한 반박으로, 지정학적 분석에 근거해 과거 역사에서 중국의 평화유지적 역할을 들었던 것은 중국위협론이 등장하는 오늘날의 상황과 과거 상황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정합적인 비판만은 아니다.


19세기 중국의 주변화 과정에서 중국은 본질적으로 조공질서에 입각한 문명제국에서 국민국가로 탈바꿈했고, 롤모델은 일본이었다. 전체적으로 서구 저작에 의존도가 높고 대체로 연구 시각도 수용적이다. 예를 들어 유목민족사 연구에서는 바필드나 그루세, 중국에 대해서는 페어뱅크, 조선에 대해서는 팔레가 그러하다. 그래선지 쟁점별로 시야를 확 트여주는 계발이 있는가하면, 1권과 2권을 통관하는 저자의 주장은 아직 크게 와 닿지 않는다.

강진아 서평위원/ 경북대·사학

필자는 동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문명제국에서 국민국가로』등의 저서와 「동아시아로 다시 쓴 세계사」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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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할만한 점 : 첫째,  "민족의식"에 대한 공격, 혹은 탈민족에 대한 지향은 실은, 탈역사화를 주장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  둘째,  이른바 고구려 담론, 만주 담론은 소중화주의(사대주의)와 그 지역 민족들에 대한 타자화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점.

Posted by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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